도심 속 커피 농장 글쓴이 길영화 날짜 2012-09-20

이미 거리에 넘쳐나고 있는 커피전문점들. 금융위기에 따른 불황마저 딴나라 얘기인양 우후죽순 늘어만 나던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도 이제 서서히 과포화 상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부호가 먼저 들게 되는 지금의 시장상황에서 보리음료 ‘맥콜’로 유명한 일화가 새로운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론칭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제아무리 대기업일지라도 더 이상 커피전문점이 성공을 답보하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은 그들도 잘 알고 있을 터. 과연 어떤 무기와 차별화를 가지고 도전장을 내밀었는지, 삼청동에 자리한 일화의 커피전문점 카페 코나퀸즈(café KONA QUEENS)를 만나보자.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자료제공 | SWBK(http://www.swbk.com)


일화의 커피전문점 사업 진출의 시작이자 성공 여부를 가늠하게 될 카페 코나퀸즈 1호점은 삼청로 삼청파출소 건너편에 자리한다. 파일럿 매장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번 1호점은 3층 구조의 연면적 210㎡, 약 80석 규모로 SWBK(대표 : 이석우, 송봉규)가 전반적인 디자인에 참여했다. SWBK는 가구 브랜드 매터앤매터(Matter&Matter)로도 잘 알려진 디자인 컨설팅 회사로 카페 코나퀸즈는 브랜드 컨셉에서 공간 디자인까지 그들의 손을 거쳐 완성되었다.

카페 코나퀸즈는 일반적인 커피전문점과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따로 사오는 것이 아닌 직접 재배한 원두를 사용하여 로스팅 한다는 것이다. 이 원두는 일화가 소유한 하와이 빅 아일랜드(Big Island)의 농장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이곳에서 기르고, 수확한 원두가 서울의 매장으로 공수되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커피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예멘 모카와 함께 세계 3대 커피로 일컬어지는 하와이안 코나로 카페 코나퀸즈라는 이름은 바로 이 커피명에서 이어졌다. SWBK는 이러한 카페 코나퀸즈의 배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From Farm to Café’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기존 커피전문점과의 차별화를 위한 브랜드 전략뿐만 아니라 공간디자인의 주요 스토리로도 끌어들였다.



SWBK는 하와이 농장의 풍경을 서울로 옮겨 카페 공간에 스며들게 하려 했다. 그곳에서 보았던 다양한 모습들을 차용하여 도심 속 농장으로써 카페 코나퀸즈의 브랜드 컨셉을 더욱 확고히 보여주려 한 의도였다. 카페에 들어서 공간을 들여다보면 농장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장면들을 곳곳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SWBK가 특히나 신경을 쓴 연출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농장 창고를 여는 커다란 문이고 다른 하나는 농장 인부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던 긴 테이블이다.


먼저 농장 창고 문의 경우, SWBK는 전면 파사드를 활용하여 최대한 실제 느낌을 살리려 했지만 계획대로 완성되지는 못했다. 외부와의 단절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도중에 디자인이 수정된 것. 지금은 1층에만 농장 창고 문의 이미지가 적용되어 있는 상태다. 이와 달리 긴 테이블은 SWBK의 초기 의도가 고스란히 반영된 상태로 놓여져 있다. 공간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이 테이블을 제작하기 위해 SWBK는 공사가 진행되는 현장에서 1:1 목업까지 만들어가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사실 공간디자인에서 이렇게 가구를 1:1 목업으로 만들어 미리 그 느낌을 살펴보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일반적인 카페에서 쉽게 시도되는 테이블 구성은 아니기에 미리 실험을 해볼 필요가 있었던 이유도 있었고, 가구나 산업디자인을 주로 하던 SWBK였기에 아무래도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랐던 이유도 있었다. 그들은 공간이 완성되고, 그 안에 가구를 채워 넣는 개념이 아니라 공간, 가구, 조명, 디스플레이 등 모든 요소들이 함께 완성되어가는 개념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종이접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독특한 형태의 조명 역시 기성품이 아니라 그들의 브랜드인 매터앤매터에서 카페 코나퀸즈만을 위한 형태로 따로 제작한 것이기도 하다.



카페 코나퀸즈 공간의 특징을 하나 더 말하자면,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조화다. 카페 코나퀸즈는 신축이 아닌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로 기존의 낡은 건물의 모습이 공간 곳곳에 그대로 남아있다. 벽면을 도색 할 때, 낡은 벽의 모습을 일정부분 일부러 남겨둔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연출은 공사 과정에서 SWBK의 즉흥적 판단으로 진행된 것으로 그들은 모던함과 시간의 흐름을 머금은 오래된 멋이 공존하는 풍경을 공간에 펼쳐내고자 했다.


커피전문점은 지금도 수도 없이 많다. 그리고 그 공간들은 일정한 매뉴얼이라도 있는 듯 어느 정도 비슷한 공간구성과 디자인으로 꾸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SWBK라는 젊은 디자이너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카페 코나퀸즈. 브랜딩에서 공간 디자인까지 차별화를 위한 그들의 노력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추어질지 사뭇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http://magazine.jungle.co.kr/cat_magazine_special/detail_view.asp?mast… [262]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38
      KimChangPractice!!_합의의 지점 A converging Point_사진오브제, 영상, 목재설치_가변크기_2013       <2의 공화국>는 크게 5…
아르코미술관 1843
37
경계의 思惟, 그 감각의 유희 - 1. 지각적 세계에는 붉은 꽃이 피어난다. ●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이상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예술가의 이상세계는 작…
박옥생 2044
36
  전시소개   국제갤러리는 오는 6월 13일부터 7월 14일까지 노충현의 개인전 <살풍경 (Prosaic Landscap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07년 열…
국제갤러리 1864
35
    조선의 예술품 수집·분석 공예운동 관점에서 재해석   [1921년 5월 ‘조선민족미술전람회’ 전시장에 선 야나기 무네요시. 그는 조…
임근준 1956
34
이번 전시의 제목 ‘더 완벽한 날’은 실비 블로셰의 작품 제목에서 가져왔다. 실비 블로셰의 <더 완벽한 날>은 2008년 미국 대통령 후보 시절, 버…
아트선재센터 744
33
  새로운 감각의 현대미술 축제가 2013년 6월, 다시 한 번 예술의 도시 부산에서 펼쳐진다. ● 2012년 70여개의 국내외 유수 갤러리들의 참여 속에 성…
아트쇼 부산 2013 784
32
        ‘하나의 집 a house은 인간 man의 껍질 shell이자, 그의 연장이고 그의 펼쳐짐이며 그의 정신적인 발산이다.’ – Eileen Gray  …
조은비 702
31
기록의 역사를 넘은 사진은 이제 완벽한 재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사진작가들은 대상을 기록하거나 정확하게 복원하기 위한 기술적 작업 너머 …
화이트블럭 594
30
        빌리 도르너Willi Dorner_위 아래 사이 Above Under Inbetween_퍼포먼스_00:50:00분_2009© Lisa Rastl     코리아나 미술관은 올해…
주혜진 770
29
  1980-90년대는 비디오라는 장르가 현재 다양하고 복잡하게 읽히는 미디어아트의 전부였을 수 있다. 따라서 2000년 중반에 흔히 미디어아트를 칭할 …
이은주 565
28
      ‘몸의 현재’는 몸에 대한 현대적인 변화와 성찰에 대한 시각적 언어가 갖는 미술가들의 단상을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등 …
대구미술관 793
27
    ■ 중국미술의 오늘을 보여주다   오늘날 중국현대미술계에는 ‘85미술운동시기에 활동을 시작하여 중견작가로 오늘날까지 활발한 …
아르코미술관 627
26
      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기에 사람은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꿈꾸며 살아간…
장여진 706
25
  비행기를 타고 구름이 손에 잡힐 듯 60층 높이의 미술관에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그리고 영국에서 활발히 활동한 19명 …
왕진오 751
24
      조각 전공이라 대학 생활 내내 ‘덩어리’들을 만지며 지냈다. 그러다 그 덩어리들에서 어떤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자유로운 기운…
조태성 633
 1  2  3